대한민국 첫 정부초청 장학생 임대한 (26·쿠바 이름 펜한 안토니오 엥 임) 씨가 독립유공자 후손임이 확인됐다.

부산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공부 중인 임대한(26·쿠바 이름 펜한 안토니오 엥 임)씨 사진. 임대한 제공.

2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임 씨는 지난해 9월 한국에 처음 들어왔다. 쿠바인이 정부초청 장학생으로 온 첫 사례였다. 임 씨는 오는 9월 한국어 공부를 마치면 부산을 떠나 충남대학교 컴퓨터융합학부 인공지능전공 석사 과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 씨가 지구 반대편인 한국까지 유학을 온 것은 증조부의 영향이 컸다. 임 씨의 증조부는 애국지사 임천택(1903~1985) 선생으로, 임 선생은 두 살 때 부모를 따라 농장 노동자로 멕시코에 갔다가 1921년 쿠바로 이주했다.

이후 쿠바에서 대한민국인민회 카르데나스지방회 회장 등을 지내며 한인학교를 세우는 등 민족 교육 활동을 벌였다. 이러한 독립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1997년에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임 씨는 “어린 시절 어머니께 증조부 이야기를 들으며 자연스레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부산에서 한국어 공부를 한 지 8개월째인 그에게 부산은 각별한 공간으로 기억된다. 임 씨는 “부산은 쿠바처럼 바다가 있는 도시라서 좋다.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들어 한 번씩 바다에 간다. 부산외대 어학당 수업도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건 물론이고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준비할 때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쿠바에서는 날생선을 안 먹는데 광안리에서 회를 먹어보니 맛있었다. 돼지국밥도 입에 잘 맞았다”며 부산 음식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임 씨는 쿠바 아바나 호세안토니오에체베리아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대한민국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사업(GKS) 대상자로 선발돼 한국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공부를 마친 후에도 한국에 남아 취업까지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 씨는 “쿠바 동포에게 늘 도움을 줬던 증조부처럼 사람을 위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고 싶다. 한국은 세계적인 IT 강국인 만큼 석박사 과정을 마친 후 계속 한국에서 인공지능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