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부터 저는 목표가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부정적인 마음이 아닌 진짜 인생의 목적 없이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일단 일본어과에 오게 된 큰 이유는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제가 일본어과에 온 이유가 혼자서 홋카이도에 가기 위해서라고 알고 있겠지만, 사실 저에게는 친구와의 약속 하나 때문에 일본어과에 오게 되었습니다. 홋카이도에 같이 가자는 말 한마디에 저는 0부터 시작한 상태로 입학을 했고 친구가 항상 옆에 있어준 덕분인지 목표로 잡던 N3에 바로 합격하면서 새로운 목표도 세우게 되었고, 일본어 공부에 더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친구와는 다신 볼 수 없게 되었고, 목표를 잃게 된 저는 긴 시간 동안 방황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방황의 미로에 갇힌 와중에 그 친구의 생일날이 다가왔고 그날 저는 제 인생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항상 바른 말만 사용하게 만들어주었던 친구의 도움과 남을 배려하는 것, 경청하는 자세, 실패해도 도전하는 것 등 힘들어도 제 옆에서 항상 있어준 친구를 생각하고 그날을 기점으로 변화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평소의 저와는 다르게 일부러 사람들을 많이 만나며 다양한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사람들을 만나면서 상대의 삶의 가치관을 통해 제 자신을 성찰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며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는 법을 배워가는 귀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시간 속에서 사람에게 상처 받은 적도 있고 제가 상대에게 상처를 준 적도 많이 있었습니다. 후회하고 상처를 치료하려 해도 상처는 흉터로 남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인연의 중요성을 느끼고 만나는 인연마다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저 또한 과거의 상처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제 상처를 남에게 적용시켜 행동하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흉터를 보면 또 배신당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정신을 차리고 보면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습니다. 상대에게 상처를 줄 때마다 저는 또 같은 실수를 했다는 생각에 제 가슴 속, 깊숙이 스스로에게 못 질을 하며 살아갑니다.
저는 은원을 죽는 한이 있어도 잊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만난 인연들의 은혜와 원한들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과거에 인간관계에 상처가 있어 사람들과 배척하며 지냈는데 유일하게 자신에게 말을 걸어줘서 고맙다는 사람과 이유는 모르겠지만 항상 저에게 고맙다며 먹을 것을 사주는 사람, 항상 제가 힘들 때 끝까지 옆에 있어 준 친구 등 이런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 아직도 기억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그와 반대로 원망하는 사람도 많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뒤끝이 심해 몇 년 전까지의 원한까지도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한을 품고 미워하는 일은 결국 나를 소모시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기억은 하되 원망은 내려놓고, 오히려 그들을 응원하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상대를 동정하게 되었고 실제로 저를 원망한 상대들은 자신의 상처를 감당하지 못한 채 스스로를 피폐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저에게 감사와 사과, 용서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어과는 학부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렇기에 여러 인연을 만날 수 있고, 그 인연들로부터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일본어 학부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많은 것들을 배웠고, 특히 올해 만난 인연을 통해 여러 면을 보고 배워 제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1월에는 좋은 인연과 더불어 좋은 결과와 경험까지 얻으면서, 한 해를 돌아보는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런 좋은 영향으로 12월도 행복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걸어온 시간을 비추어보니, 저를 스쳐간 인연들이 잔잔히 되살아납니다.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기억으로, 누군가에게는 어쩌면 아쉬움으로 남아 있을지 모르지만, 그 모든 시간이 모여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비록 짧은 순간일지라도 저에게 귀중한 시간을 함께 해준 모든 분들께, 이 기회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함께한 모든 순간이 소중했던 만큼, 저와 인연을 맺어주신 모든 분들이 저와 함께한 시간이 마음속 흉터로 남지 않기를 바라며 앞으로의 모든 날들이 행복으로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