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에게 언어는 결국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어를 배우면서, 이 도구를 교실 안에서만 쓰기보다는 실제로 일본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사용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습니다. 책이나 영상이 아니라, 진짜 일본에서의 생활 속에서 언어와 문화를 몸으로 느껴보고 싶었던 것이죠. 그래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1년 동안 나고야외국어대학교에서 지낼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설렘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낯선 환경에서 혼자 잘 지낼 수 있을까, 일본어가 통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새로운 도전에 부딪힐 때마다 조금씩 이겨내며 성장해왔던 경험들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해낼 수 있을 거야’라는 마음으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2학년 때부터 서류 준비, 면접 연습, 파견 대학 조사, 생활비 계획까지 차근차근 준비했고, 그 결과 원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 생활의 전반기에는 외국인을 위한 일본어 집중 교육인 IJLE (International Institute forJapanese Language Education) 과정을 수강하며 기초를 다졌고, 후반기에는 특별청강학생으로 일본인 학생들과 정규 수업을 들으며 실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과제도 발표도 모두 일본어라 부담이 컸지만, 그만큼 실력이 빠르게 늘었습니다. 교실에서 배운 일본어가 실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쓰일 때, 배움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번역기를 많이 의지했고, 일본인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는 한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았죠. 하지만 “せっかくだから!”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외국인, 일본인 친구들에게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점점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풋살·통기타 동아리 활동도 함께 하면서 수업 밖에서도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
주말과 방학에는 일본 곳곳을 여행했습니다. 나고야뿐 아니라 도쿄, 오사카, 홋카이도,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다양한 지역을 직접 발로 뛰며 둘러봤습니다. 도시마다 분위기, 말투, 문화가 달라서 그 차이를 직접 느끼는 재미가 컸습니다. 책이나 영상으로만 접할 수 없는, 살아 있는 일본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원래 일본에서의 취업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교환학생 기간 중 현지에서 취업 활동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시즌보다는 조금 늦은 1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지만, 자기소개서 작성, 자기분석, 기업 조사 등을 하나하나 해나가며 IT 기업들에 지원했습니다. 처음에는 서류에서 떨어지거나 1차 면접에서 고배를 마시는 일도 많았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이번 면접은 꽤 괜찮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본의 면접은 1차는 온라인, 2차는 회사에 직접 방문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교통비를 대부분 회사에서 지원해줘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었고, 정장·구두·헤어스타일 같은 기본적인 준비뿐 아니라 면접 매너, 기업 분석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렇게 준비를 거듭한 끝에, 도쿄의 한 IT 기업에서 내정을 받을 수 있었고, 내정자 간친회(내정자를 초대해 회사와 친목을 다지는 모임)에도 참석해 회사 분위기를 미리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그동안 해왔던 모든 도전들이 결국 저를 한 단계씩 성장시켰습니다.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고, 실패도 많았지만, 그 실패조차 결국 경험이 되고, 그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도전을 앞두고 망설이고 있는 분이 있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한 번 해보세요.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얻는 것이 반드시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 경험이 꼭 필요한 순간, 분명히 큰 힘이 되어줄 거라고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