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8살 때 부모님의 직업 사정으로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이주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학교생활을 보냈다. 이후 고등학교 진학을 계기로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는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학교생활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나는 자연스럽게 두 사회의 학생들이 보이는 태도와 소통 방식의 차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러한 차이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어린 시절 일본에서 생활할 당시에는 이러한 차이를 특별하게 의식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와 학교생활을 하면서, 일본에서의 경험과 비교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한국 학생과 일본 학생 사이에는 분명한 커뮤니케이션 경향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본 에세이에서는 이러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두 나라 학생들의 차이를 나의 시각에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나는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 있는 공립 학교인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했다. 학교의 특징을 이야기하자면 초등학교는 1877년에 개교한 학교로, 전체 학생 수는 약 400~500명 정도였다. 중학교는 1953년에 개교하였으며, 학생 수는 약 300~400명 규모로 지역에서 역사와 유서가 깊은 남녀공학인 학교라는 점이다. 일본에서의 학교생활은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1반에 30~40명 정도의 학생들이 같이 수업을 들었고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학생들은 손을 들고 차례를 기다린 뒤 비교적 차분하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학교 2학년 때 역사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반 학생들에게 제1차 세계대전이 언제 발발했는지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었다. 나는 답을 알고 있었지만, 바로 손을 들지 못하고 주변 친구들의 반응을 먼저 살폈다. 교실 안에서도 잠시 정적이 흐른 뒤에야 몇 명의 학생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고, 발언을 할 때에도 확신에 찬 말투보다는 신중하게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상황에서 나는 “틀리지 않는 것”보다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교실 전체가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고, 불필요하게 분위기를 흐리는 행동은 자연스럽게 자제되는 환경이었다.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의 분위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끄럽게 떠드는 일부 학생이 있었기 때문에 교실이 완전히 조용한 것은 아니었지만, 소수의 친구들과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일반적이었다. 일본 친구들은 대화 중에도 상대방의 반응을 세심하게 살피며 말을 이어갔고,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드러내기보다는 분위기에 맞춰 표현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러한 모습은 조화를 중시하는 문화가 학교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의 고등학교 생활은 일본과는 다른 활기를 느꼈다. 나는 충청남도 아산시에 사립인 남고를 졸업하였다. 전체 학생 수는 약 1000명 정도였으며, 특징은 전국체육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한 경험이 있어 학교 전반에 운동을 잘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었고, 1반에 30~35명 정도의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들었다.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학생들은 일본 학생보다 빠르고 분명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고, 적극적인 태도가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분위기였다. 수업 참여 역시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이러한 특징은 고등학교 2학년 때 국어 수업 시간의 한 장면에서 특히 인상 깊게 드러났다. 선생님이 한 작품을 읽은 뒤, 글쓴이가 독자에게 어떤 마음으로 조언과 교훈을 전달하려 했는지에 대해 조별로 토론하고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조별 토론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들은 각자 자신이 해석한 내용을 빠르게 공유했고, 같은 글을 읽고도 서로 다른 관점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었다. 발표 시간에는 자신의 해석에 대한 근거를 분명하게 제시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졌으며, 다른 조의 발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질문과 의견이 이어졌다. 이 수업을 통해 나는 한국의 학교에서는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도,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여 표현하고 타인의 의견과 비교 및 토론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다. 수업이 끝난 뒤에 쉬는 시간이 되면 교실 분위기는 한층 더 활발해졌다. 남학생들만 있어서 그런지 대부분 큰 목소리로 웃고 이야기하며 에너지를 발산했고,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나중에는 자연스럽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러한 차이는 개인의 성격보다는 각 사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집단의 조화와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게 여겨지며, 신중한 말투와 행동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적극성과 빠른 반응이 성실함과 열정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나는 두 나라에서의 학교생활을 통해 어느 한쪽이 더 좋다고 느끼기보다는, 각 방식이 서로 다른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일본에서 배운 차분함과 배려는 협업 상황에서 신중한 판단을 가능하게 해 주었고, 한국에서 익힌 적극성과 표현력은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전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학교생활은 적응하는 데 힘든 부분이 존재하였지만 나에게 넓은 시야를 갖게 해 주었다. 이러한 차이는 각 사회의 문화와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는 다른 나라이기 때문에 생활적·문화적 측면에서 서로 다르지만, 각자 독보적인 장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과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한쪽의 방식에만 머무르기보다, 두 나라에서 배운 장점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여 앞으로의 미래에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저의 경험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끝까지 읽어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