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연구원 | 글: 박문선
동남아시아는 대륙부와 해양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이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해양부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브루나이, 필리핀은 모두 섬나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다라는 건너기 힘든 장벽이 있다. 이에 따라 대륙부에 비해 전쟁이 적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러나 대륙부는 모두 같은 불교 문화권이지만, 해양부는 불교, 가톨릭, 이슬람교가 혼재되어 있어 종교적 갈등의 여지가 더 크다. 또 하나의 주요한 특징과 차이는 민족이다. 대륙부는 나라마다 민족이 모두 다르지만, 해양부는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멀리 떨어진 필리핀까지 모두 말레이계가 다수이다. 하지만 싸우는 건 똑같다. 그러나 대륙부는 민족이 달라서 싸우고, 해양부는 닮아서 싸우는 경향이 있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이다. 이 두 나라는 형제 같은 나라로, 동남아시아 해양권에서 벌어지는 갈등의 핵심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충돌을 겪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원래 같은 나라였다. 7세기부터 14세기 사이에 스리비자야(SRIVIJAYA) 제국의 일부였으며, 팔렘방(Palembang)을 수도로 번영했던 해양 대국이었다. 그러나 스리비자야는 인도 남부의 촐라 제국에게 멸망하였고, 그 후 크고 작은 왕국이 난립했음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영토 구분은 없었다. 역사적으로 인도네시아는 말레이반도로 건너가 말레이계를 이루었기 때문에 형의 위치에 있었다. 두 나라는 언어적으로도 거의 비슷하여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16세기 이후 서구 열강들이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에는 말라카 해협이라는 좁은 해로가 있는데, 이는 동남아시아와 중국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요충지이다. 이에 따라 서구 열강 간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 결과 영국은 말레이시아를,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를 손에 넣게 되었다. 이후 두 나라는 수백 년간 식민지라는 동병상련을 겪다가 20세기 중반이 되어서야 독립하게 되었다.
1949년 독립한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와 다시 통합하여 Greater Indonesia를 형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를 지배하던 영국의 방해로 인해 이 계획은 무산되었다. 영국은 인도네시아 지배층이 공산주의자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다는 핑계를 대었지만, 실제로는 말레이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었다. 인도네시아의 독립이 네덜란드와 4년의 전쟁을 치러야 할 만큼 처절했던 반면 말레이시아는 영국과 협상을 통해 무혈 독립을 이루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는 영국에 대한 인식이 나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독립의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말레이시아 지배층의 야망도 더해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곧 전쟁에 돌입했고, 영국은 물론 호주 뉴질랜드까지 군대를 보내준 덕에 말레이시아는 따로 독립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여 형제였던 두 나라는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되었다. 이후 양국은 계속해서 대립하며 몇 차례 군사 충돌 직전까지 갔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모두 다인종 국가이며, 인도네시아는 17,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하나의 국가로서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두 나라는 오랜 전통을 가진 하나의 문화 속에 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춤, 음식, 전통 의상, 염색 방식, 문자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에서 원래 누구의 것인지에 대한 원조 쟁탈전이 자주 발생한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독립 후에도 영국과 네덜란드가 임의로 그린 경계로 인해 두 국가 간의 영토 분쟁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두 나라 사이에는 여전히 소유권이 불확실한 작은 섬들이 있으며, 석유 매장지가 발견될 때마다 이러한 섬들은 두 나라 간의 충돌 원인이 된다. 이 두 나라 간의 감정적인 대립은 주로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했다. 말레이시아는 말라카 해협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영국의 지원을 받아 독립 후 경제적으로 큰 성장을 이루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보다 8배 이상 많은 2억 8천만 명 이상의 인구를 가지고 있어 1인당 GDP는 5,000달러 미만이다. 그 결과, 많은 인도네시아인이 말레이시아로 이주하여 험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때 말레이시아에 있는 인도네시아 이주 노동자는 200만 명 이상이었고, 말레이시아는 불법 체류자를 채찍으로 처벌하여 양국 간의 관계가 악화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