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연구원 | 글: 차혜원
인도네시아가 최근 포퓰리즘 성향의 대규모 복지 지출로 경제 불안이 가중되면서 증시 폭락과 통화 가치 급락 등 경제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올해 무상급식 예산을 기존 71조 루피아(약 6조3천억원)에서 171조 루피아(약 15조2천억원)로 2.5배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핵심 공약으로, 전국 초중고 학생과 영유아, 임산부 등 약 9천만 명에게 하루 한 끼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예산을 늘려 수혜 대상을 약 8300만 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도로 건설과 연구개발(R&D) 등 주요 인프라 사업 예산이 크게 삭감되며 줄줄이 중단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재정 정책은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자카르타 종합지수(JCI)는 25일 6254.5에 마감해 반년 전 고점 대비 20.9% 폭락했다. 올해 1~2월 세수도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시장은 정부가 무리한 복지 중심의 포퓰리즘 정책을 펴면서 재정 건전성이 악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긴축 정책을 강조하던 스리 물야니 재무장관이 정부의 과도한 지출 확대에 부정적 의견을 내자 경질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고, 이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적 불안도 경제 위기의 원인으로 꼽힌다. 군 장성 출신인 수비안토 대통령이 군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민주주의 후퇴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의회가 군인이 겸직할 수 있는 정부 기관을 확대하고 군의 비전투 작전 범위를 늘리는 군 관련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전국에서 학생 중심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정세 불안으로 루피아화 가치는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올해 들어서만 3% 넘게 하락해 신흥국 통화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며 대응 중이지만 시장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국부펀드 '다난타라(Danantara Indonesia)'를 출범시키며 투자자 신뢰 회복을 시도하고 있지만, 정치 개입 가능성과 운영의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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