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연구원 | 글: 이성재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동 영양 개선과 학업 성취도 향상을 목표로 2025년 초부터 무료 영양 급식(Makan Bergizi Gratis, MBG)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도입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영양을 제공하여 성장기 아이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학교 출석률과 학습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사회복지 정책의 일환이다. 해당 정책은 프라보워(Prabowo Subianto)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전국 각지의 학생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거쳐 본격 시행되었다.
그러나 최근,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약 1,376명의 학생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이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서부 자바의 반둥, 보고르, 타식말라야, 그리고 수마트라 남부의 페누칼 아밥 레마탕 일리르 등 여러 지역에서 학생들이 복통, 구토, 설사, 고열 등 중독 증세를보여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이번 식중독 문제는 급식의 조리, 보관, 배급 전 과정에 걸친 부실한 위생 관리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급식은 조리 후 오랜시간 상온에 방치되어 오염 위험이 커졌고, 주방에서는 덮개 없이 식기를 보관하거나 오염된 행주로 용기를 닦는 등 기본적인 위생 수칙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조리 과정에서 사용하는 재료 또한 냉장 보관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오래된 재료가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 결과 일부 지역에서는 상하거나 덜 익은 음식이 배급되었으며, 심지어 썩은 닭고기나 점액이 낀 생선이 제공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불안한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급식 섭취를 중단시키고 있으며, 일부는 “도움을 주기 위해 시작한 정책이 오히려 아이를 해치는 꼴”이라며 정부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처럼 MBG 프로그램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일부 지방정부는 급식을 일시 중단하고 원인 조사 및 제도 개선에 착수하였다. 그러나 명확한 책임 소재나 제도적 보완책은 아직 제시되지않은 상태이다.
이번 MBG 사건은 단순한 식중독 사고를 넘어, 공공 급식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안전성과 신뢰성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이는 정부와 음식공급자, 학교, 지역사회 모두의 공동 책임이다.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인 아동 복지와 교육 격차 해소라는목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전면적인 점검과 위생 관리 체계의 강화가 시급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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