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연구원 | 글: 박문선
지난 7월 11일, 캄보디아 국회는 외국 세력과의 공동 행동으로 국가 이익을 해하는 경우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헌법 개정안을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헌법 제33조가 수정되어, 정부는 곧 관련 법안을 마련해 반역 또는 외세 협력자를 대상으로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되었다.
이번 개정은 평생 캄보디아 시민권자뿐만 아니라 이중 국적자 및 귀화자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며, 헌법상 보장되던 ‘국적 박탈 금지’ 조항은 사실상 삭제되었다. 정의부장관(Minister of Justice, 한국의 법무부 장관에 해당함) 께웃 릿(KoeutRith)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반역 또는 외세 협력 혐의가 입증되면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세부 법안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 총리 훈 마넷(HunManet)과 압도적 국정 장악력을 가진 캄보디아 인민당(Cambodian People’s Party, CPP)의 주도 아래 추진되었으며, 장기간 야당과 시민사회 활동가들을 겨냥한 억압적 정치 통제 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 야권 지도자인 삼 렌시(SamRainsy)는 “이 조치가 태국과의 국경 분쟁을 빌미로 실제로는 정부의 적대 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제 인권단체들 역시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는 “이 개정법이 인권 존중과 사법적 독립을 무너뜨릴 뿐 아니라, 정부 비판세력을 무국적자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몬트세 페레르(MontseFerrer) 앰네스티 연구팀장은 “국적 박탈은 기본권 침해이며, 국외 추방·무국적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이 조치가 외적 위협 대응을 위한 필수적인 국가 자위 수단이라고 주장하지만, 시민사회와 야당은 이 법이 정적을 제거하는 법적 안전장치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최근 태국과의 국경 긴장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이를 근거로 “반역 위험”을 강조하며 국내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향후 이 헌법 개정은 입법-행정-사법 전 영역에서 반대 목소리를 억압하는 법적 기반이 될 수 있으며, 국제 기준과 비교했을 때 매우 권위주의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평가가 엇갈린다. 법안이 실제 시행되면, 캄보디아 정치의 민주화 과정에 중대한 역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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