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연구원 | 글: 이성재
2025년 9월 중순,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에서는 수천 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국회 앞에 모였다. 시위의 발단은 의회가 65명의 국회의원에게 새 SUV(토요타 프라도)를 지급하기 위해 약 420만 달러의 예산을 승인한 것이었다. 시위는 차량 구매 반대를 외치며 시작됐지만, 곧 전직 정치인에게 지급되는 ‘평생연금’ 폐지 요구로 확산되었다.
처음에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일부 시위대가 타이어를 불태우고 관용차를 공격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경찰은 최루탄을 사용해 해산을 시도했고, 동티모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소 4명이 부상당했다. 시위대는 “국민은 여전히 기본적인 교육과 보건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데, 정치인은 사치품을 산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동티모르는 인구의 70% 이상이 35세 미만인 젊은 국가다. 그러나 빈곤율은 여전히 높으며, 1인당 평균소득은 연간 약 3,000달러 수준이다. 반면 국회의원의 연봉은 약 36,000달러에 달한다. 이런 경제적 불균형 속에서, 국회의원의 차량 구매 소식은 젊은 세대에게 ‘불평등의 상징’으로 비쳤다.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자 의회는 결국 차량 구매를 취소하고, 전직 대통령, 총리, 장관 및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던 평생연금을 폐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대통령의 서명만을 남겨둔 상황에서도, 일부 시민들은 “예산이 이미 집행됐다”는 소문이 돌자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번 시위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조직된 ‘젠지(Gen Z) 운동’이 동티모르 정부의 정책을 변화시킨 사례로 주목받고, 젊은 세대의 정치적 각성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내부 정치의 안정과 제도적 투명성은 ASEAN정회원국 가입을 앞두고 있는 동티모르가 다른 회원국들에게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 잡기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참고자료
https://www.bbc.com/news/articles/cy4ry7vpkdeo
https://thediplomat.com/2025/10/the-gen-z-movement-comes-to-timor-les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