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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국제 지원 길목 차단한 군정, 미얀마 의료 위기 가속

© 아세안연구원 | 글: 박문선


미얀마 내전 속에서 의료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유엔과 국제 NGO가 추진하는 구호 활동도 군정의 조직적 차단에 가로막히고 있다군부는 허가제검문소물자 압수활동 중단 명령 등을 통해 지원의 길목을 통제하며 사실상 의료 지원을 무력화하고 있다.

 

라카인주((Rakhine State) 북부와 사가잉지역(Sagaing Region)은 가장 극심한 인도적 위기 지역으로 꼽힌다. ACAPS(Assessment Capacities Project) 보고서는 군정과 반군 모두 구호품 반입을 통제하거나 각종 부담금을 부과해 실제 주민들이 받는 지원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지난 7월 라카인주 남부에서는 유엔 차량이 군 검문소에서 8시간 동안 억류됐고의료용 약품 일부가 압수됐다이는 국제 지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군정의 직접적인 방해로 인해 주민에게 닿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국제 NGO들도 현장에서 고군분투하지만 접근에는 큰 제약이 따르고 있다국경 없는 의사회(MSF)는 이동 클리닉을 운영하며 응급 치료를 제공하고 있으나교전 지역에는 진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카렌주에서 활동하는 한 NGO 관계자는 환자가 수술이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길을 열어주지 않아 결국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다고 증언했다현지 NGO와 민족보건조직(Ethnic Health Organizations, EHO)가 공백을 메우고 있으나 자금의약품인력 부족으로 장기적 대안은 되지 못하고 있다.

 

KHRG(Karen Human Rights Group)는 주민들이 약이 없어 전통 치료법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응급 상황에서는 이런 방식이 생명을 구하지 못한다한 마을 보건소 자원봉사자는 출산 중 합병증이 생긴 산모를 병원으로 옮기려 했지만 검문소에서 막혀 결국 산모와 아기를 모두 잃었다고 말했다.

 

군정은 유엔 기구의 활동도 강하게 통제하고 있다국제아동구호기구가 사가잉에서 운영하던 이동 진료소는 지난해 군정 명령으로 철수해야 했고장비와 차량은 몰수됐다인권 전문가들은 유엔이 군정의 승인 절차를 거치는 순간구호 활동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훼손된다고 지적한다일부 주민들은 유엔이 군정과 협력한다고 인식해 유엔이 제공하는 지원을 신뢰하지 않고 참여를 주저하기도 한다.

 

국제인도법은 의료시설과 의료인을 보호 대상으로 규정하지만쿠데타 이후 보고된 1,500건 이상의 의료 관련 폭력 사건에 대한 국제 제재나 압박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의료진은 반복되는 공격과 위협 속에서 안전을 보장받지 못했고일부 NGO는 철수하거나 활동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의 본질을 국제 지원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군정이 지원의 길목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는 구조라고 지적한다실제로 현장에서는 구호 활동이 자금과 기술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에게 닿지 못하는 역설이 반복되고 있다이는 국제 인도주의 체계가 무력 충돌 상황에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내는 사례로 평가된다.

 

미얀마 민간인에게 의료는 생존 그 자체다그러나 군정이 국제 지원의 길을 틀어막는 지금주민들은 폭격과 검문소 사이에서 스스로 생존을 감당해야 한다국제전문가들은 군정에 대한 국제 압력 강화안전 통행 보장현지 조직 지원 없이는 미얀마 의료 위기가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참고 자료

- ACAPS, Myanmar: Access Constraints in Rakhine State, 18 November 2024

- ACAPS, Myanmar: Humanitarian Data and Analysis Landscape, September 2025

- Insecurity Insight, Attacks on Health Care in Myanmar, FebApr 2025 Reports

- Insecurity Insight, Myanmar Country Profile: Violence Against or Obstruction of Health Care

아세안연구원2025.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