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연구원 | 글: 이성재
말레이시아 축구협회(Football Association of Malaysia, 이하 FAM)가 외국 출생 선수 7명의 대표팀 출전을 허용하기 위해 시민권 관련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피파(FIFA)는 이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다. 피파는 해당 선수들의 조부모가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이도록 위조된 출생증명서를 제출했다며 이를 “명백한 사기 행위”로 규정했다.
피파 징계위원회는 이들 선수에게 12개월 출전 정지와 선수별 2,000스위스프랑(약 36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고, FAM에는 35만 스위스프랑(약 6억 3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번 사안은 지난 6월 말레이시아가 베트남을 4대 0으로 완파한 경기 이후 선수들의 자격 문제에 대한 제보가 접수되면서 조사로 이어졌다.
피파 조사 결과, FAM이 제출한 조부모의 출생증명서에는 말레이시아의 페낭, 말라카 등 국내 도시가 기재되어 있었으나, 원본 문서에서는 스페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네덜란드 등 해외 도시가 실제 출생지로 확인됐다. 피파는 보고서에 두 문서를 대조한 표를 첨부하며 조작의 정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피파는 이들의 조부모가 말레이시아 출신이라는 FAM의 주장을 “허위로 확인된 문서에 기반한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FAM은 강하게 반발하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FAM은 “행정적 착오로 인해 일부 문서 제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뿐, 선수들이 위조 사실을 인지하거나 의도적으로 개입한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선수들은 정당한 절차를 통해 시민권을 취득한 합법적인 말레이시아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스포츠 윤리 문제를 넘어, 말레이시아의 시민권 부여 과정과 공적 문서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성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민권 취득이 일반 국민에게는 오랜 시간과 복잡한 절차를 요구하는 반면, 특정 분야나 인사에게는 특혜가 주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현지 언론은 “말레이시아 귀화 축구선수에 대한 피파 제재가 축구계를 넘어 국가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시험하는 문제”라며 지적하고, 이번 사안을 “국가적 수치”로 규정하며 철저한 조사와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참고자료
https://www.bbc.com/news/articles/cqxzv75dp4go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25/oct/08/malaysia-football-rocked-naturalisation-scandal
https://www.nytimes.com/athletic/6696558/2025/10/07/malaysia-fifa-ban-suspensio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