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연구원 | 글: 이성재
2025년 11월 26일, UN 인권 전문가들이 말레이시아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착취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말레이시아 정부에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UN 전문가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주노동자 채용과 고용 전반에 걸친 인권 침해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UN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은 채용 과정에서 허위 정보 제공과 과도한 중개 수수료 부담으로 대규모 부채를 안고 출국하는 경우가 많고, 말레이시아 도착 이후에는 여권 압수, 임금 체불, 강제 초과근무, 계약 조건 변경 등 다양한 노동권 침해에 직면해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가 개별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중개업자와 고용 구조 전반에 걸쳐 고착화된 구조적 착취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최근 말레이시아 포트클랑에서 발생한 카와구치 제조 공장 사례는 이러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본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던 해당 공장이 지난해 말 폐쇄되면서 방글라데시 노동자 약 280명이 최대 8개월치 임금을 받지 못한 채 남겨졌다. 말레이시아 노동재판소는 회사 측에 체불임금 지급을 명령했으나, 현재까지 지급된 금액은 일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초과근무 미지급, 여권 압수, 열악한 숙소 제공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은 방글라데시와 말레이시아 양국 간 외교 현안으로까지 번지며, 이주노동자 채용을 독점해 온 중개업자와 브로커 구조에 대한 비판을 키우고 있다.
UN 인권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주노동자 보호 강화를 약속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중개 행위 단속과 피해 구제,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제조업, 건설, 농업 등 주요 산업에서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인권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가 이주노동 정책을 권리 중심의 구조로 전환하고, 방글라데시 정부와 협력해 채용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UN 인권 전문가들의 성명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정부가 어떤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참고자료
https://apnews.com/article/labor-migrants-malaysia-bangladesh-japan-749864c6c2dfc19aff8969e3882d0527
https://www.thedailystar.net/nrb/migration/news/distressed-malaysia-35629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