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회장, "왜 브라질을 주목하는가?"
브라질 대통령 만나 대규모 투자 약속
전동화 라인업 확장·수소 신사업 창출
전동화 라인업 확장·수소 신사업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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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룰라 대통령과 친환경·신사업 청사진 공유
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22일(현지시간) 브라질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친환경 모빌리티·수소 생태계·미래 신사업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브라질에는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중남미 생산거점이며 중남미 시장 공략의 첨병인 현대차 브라질 법인과 중남미 권역본부가 위치해 있다. 룰라 대통령은 1975년 브라질 금속노조 위원장에 선출되며 본격적인 사회활동을 시작했고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해 브라질 역사상 최초의 3선 대통령으로 취임 중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단순히 자동차 판매뿐만 아니라 브라질과 함께 동반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며 "무료 치과치료, 재식림 프로그램 등 브라질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근로자들의 행복을 최우선하는 현대차 브라질 공장은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했고 노사합동 세미나 및 간담회 등을 정기적으로 시행하며 11년 연속 임금협상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 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브라질 정부의 탈탄소 정책에 대해 "친환경 에너지원을 연구하고 발전, 적용시키기 위한 브라질 정부의 노력을 잘 알고 있다"며 브라질 정부의 다양한 친환경 정책에 깊은 공감을 나타내고 "수소 및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이 기여할 부분이 있으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 회장은 현대차 브라질 법인과 현지 파트너사들이 수소 등 친환경·미래기술에 2032년까지 1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은 지난해 12월 브라질 탈탄소 부문에 투자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총 190억헤알(약 5조1000억원) 규모 감세·보조금 혜택을 부여하는 '그린 모빌리티 혁신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글로벌업체들의 투자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리더십 확보의 일환으로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과 안정적인 발전원으로 현대차그룹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MR(소형모듈원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회장은 "AAM이 브라질 교통환경에도 적합한 미래의 교통수단이라고 확신하며 SMR 분야에서도 협력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세제 개혁과 투자환경 개선 등을 강조하며 "친환경 수소와 기술에 투자할 현대차는 브라질에서 성장하고 있는 중요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다각적인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다.
◇브라질에 진심… 전기·수소차 이어 AAM 등 미래차까지
현대차그룹은 구체적으로 2022년 세계 올해의 차에서 3개 부문을 석권한 현대차 아이오닉 5와 코나 일렉트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그룹의 전동화 차량을 투입해 브라질 시장에서 전동화 리더십 강화에 나선다. 올해 양산 예정인 기아 전용전기차 EV5도 출시하며 브라질 전동화 라인업을 지속 확대한다. 또한 그린 모빌리티 혁신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브라질 현지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 FFV(혼합연료차량) 전용 파워트레인도 개발 예정이다.
그룹은 이와 함께 중남미 지역 재생에너지 시장을 이끌고 있는 브라질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소 네트워크를 중남미까지 확장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브라질 현지에 중남미지역 수소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수소 시장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브라질 지역 사회를 위해 현지에서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7만명 이상의 피라시카바시 지역 아동과 치안 공무원을 대상으로 무료 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리소 시다다오 프로그램을 10년간 운영 중이며 피라시카바시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과학 기술 및 코딩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룰라 대통령 면담에 이어 상파울루대학 총장을 포함한 대학 관계자들을 만나 "현대차그룹은 수소 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불평등을 해소하고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기고자 한다"면서 "다양한 친환경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상파울루대학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브라질의 청정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23일(현지시간) 타르치시오 드 프레이타스 상파울루주 주지사를 면담한 후, 현대차 브라질 공장을 찾아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중남미 사업 현황과 중장기 친환경 모빌리티 전략 등을 점검했다.
◇왜 브라질인가… 남미 최대 경제국, 전략적 요충지로 탁월
현대차그룹이 브라질에서 친환경·미래기술 분야에 대한 전방위 투자를 쏟는 이유는 브라질 시장이 새로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2022년 기준 인구 2억1000여명(세계 7위), 국내총생산(GDP) 1조9200억 달러(세계 11위)의 남미 최대 경제국이다. 또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자동차 내수 시장을 갖고 있으며 완성차 생산량은 세계 8위다.
현대차는 2012년 11월 브라질 현지 공장을 세운 이후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중남미의 유일한 생산거점인 이 공장은 상파울루 피라시카바에 위치해 있으며 연 생산능력은 21만대에 달한다. 소형차 모델인 'HB20'과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크레타' 등을 생산하고 있고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덕에 지난 2022년에는 18만7000여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12%로, 완성차 판매 4위를 기록 중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성장 비결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2012년 브라질 진출 초기부터 소형차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브라질은 도로가 좁고 세금도 많아 소형차 선호도가 높다. 소형차가 전체 브라질 자동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은 현대차그룹이 10여 년 전부터 큰 관심을 두고 공력을 들여온 신흥 국가이자 핵심 거점"이라면서 "브라질 정부 정책과 부합하는 친환경 사업의 확장을 통해 현대차의 입지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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